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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의 무덤’ 고양에서 4년만에 4→80명으로
[예스, 위 캔 1] ‘세례 많이 준 교회’ 첫 수상한 고양 충민교회 [2009-04-13 06:46]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특히 작은교회가 성장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서도 쑥쑥 성장하는 기업이 나타나듯, 하나님 나라는 지금도 어디선가 커져 나가고 있다. 박재열 목사(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장)가 말했듯 “하나님이 돌아가시지 않으셨고, 성령님이 출장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현실’이 아니다. 여호수아와 갈렙이 고백했던 ‘할 수 있다(Yes, we can)’는 믿음이다. 부활절을 맞아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영혼 구원에 앞장서고 있는 작은교회들의 ‘부활 찬가’ 사례들을 소개한다.
▲고주채 목사는 ‘긍정의 힘’을 믿었고, 그의 믿음대로 교회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경기 고양시 행신동 충민교회(통합·담임 고주채 목사)는 지난 1월 23일 한국교회에서 처음 실시된 ‘세례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에만 불신자 23명에게 세례를 줬다. 1달에 2명, 2주에 1명꼴로 불신자들의 완전정착이 일어난 셈이다. ‘수평이동’이 없는 개척교회에서는 대단한 기록이다. 지난 2005년 고 목사 부부와 청년 4명이 개척을 시작한 이래 현재 주일예배 장년 출석성도만 80명(교회학교 80명)이 넘고, 곧 출석성도 100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교회도 비록 지하이지만 당초 40평에서 120평 되는 곳을 얻었다.
‘개척의 무덤’, ‘50명 넘기 어려운 곳’이라며 다들 만류하던 지역에서 고 목사는 어떻게 이런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을까? 충민교회가 위치한 일산 신도시 지역에는 같은 교단의 개척교회가 80여곳 있는데, 재정자립을 이뤄낸 교회는 충민교회가 유일하다고 할 정도로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개척=청년 4명이 있었지만, 이들은 학업으로 토요일이 돼야 전도할 수 있었다. 고 목사 부부가 나서야 했다. 처음에는 큰 사거리에 나가서 복음을 전했다. 고 목사는 “처음에는 쑥스럽더라”고 고백했다. 지칠 때면 아파트 전도와 병원 전도를 병행하면서 지역을 파악해갔다. 이 지역에서 부흥한 목회자들의 책을 사서 읽기도 했다.
분석 결과 충민교회가 위치한 행신동 지역은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빌라촌이라는 특색이 있었다. “가난한 사람들·재기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피해의식과 열등감 같은 것이 있어서 작은교회에 가면 자신이 다 드러나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희망을 주는 교회, 꿈을 이루는 교회’로 슬로건을 정했다.
◈전략=성도들과 함께 ‘깔끔이 전도대’를 조직, 지역 청소에 나섰다. 전도 목적은 아니었다. 노란 띠를 메고 청소하니 주민들이 관심을 보였다. “주위에 큰 교회가 많아서 우리 교회만의 색깔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모든 행사에서 노랑색을 쓰기로 했다.” 노방전도할 때도 노랑 파라솔에 노랑 띠, 노랑 옷을 입었고, 겨울에는 노랑색 모자·목도리·장갑을 착용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노랑색이 변화와 희망, 긍정을 상징하더라.” 주민들에게 충민교회 이미자가 각인되기 시작했다.
▲충민교회는 ‘노랑교회’다. 찬양단도 노랑색으로 단복을 맞췄고, 전도복장도 모두 노랑색이다. 동네 주민들은 이제 노랑색만 봐도 충민교회가 떠오를 것이다.
고 목사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물론 ‘설교’였다. “목회자가 아무 말하지 않아도 성도들은 작은교회에 오면 뭔가 부담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래서 주일 낮에는 요구하고 도전하는 것보다 희망과 꿈을 주고, 긍정적이고 믿음을 주는 설교를 주로 했다.” 교회 주제가도 ‘할 수 있다 하신 이는’, 표어도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로 정했다. 고 목사는 성도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독려하고, 특히 전도자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성도 수가 늘면서 고 목사는 직접 전도하기보다 전도자들을 관리하고, 하루 3번씩 정시 기도하는 등 기도에 힘썼다.
설교, 전도 못지않게 고 목사가 신경쓴 부분은 ‘분위기’였다. 설교와 마찬가지로 교회에서 밝은 분위기가 나도록 노력했다. “세상살이도 힘든데 교회에서까지 우울하게 지낼 필요 있느냐”는 것이다. 옷 하나를 입더라도 밝게 입고, 교회에 들어오면 따뜻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려고 했다. 무조건 ‘된다’는 분위기는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말이 각인력이 있고, 견인력이 있더라”는 간증이 나왔다.
◈고뇌=고 목사는 개척 후 3년간 고향에 가지 못했다. 목회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각종 모임에도 참석을 자제했다. 그보다 더 힘든 건 “개척교회 목회자만의 고독”이었다. “늘 내 옆에 있는, 가장 측근들도 모르는 외로움이 있다”고 했다. 성도들이 늘면서 자기 시간이 줄어들고,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다. 작은교회의 고충에 대해 “성도들은 헌신보다는 권리를 원한다는 것”과 “전도를 너무 열심히 하면 ‘건전한 곳이냐’ 하는 의심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오해로 경찰에 신고당한 적도 여러 번이라고 한다.
▲“전도하는데 꼭 이런 옷까지 입어야 하느냐”고 말하지 말라. 이 ‘스파이더맨’은 지난해 충민교회에서 세례받은 23명 중 절반이 넘는 12명을 혼자 전도했다. 이 시대 최고의 전도왕 ‘스파이더맨’ 황재환 청년은 “배트맨이나 산타 할아버지 복장보다는 스파이더맨 복장에 사람들이 더 호감을 보이더라”고 나름의 분석(?)을 덧붙였다.
고 목사는 “전도에 대한 의욕이 떨어질 때도 있었고, 성도들이 기대치만큼 안 따라줄 때도 마음이 아팠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런 고 목사에게 지난해 받았던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의 목회사관 훈련은 큰 힘이었다. “목회의 목적, 교회를 세운 목적을 되새기게 됐고, 불신자들에 대한 관심과 목회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생겼다”며 “살아있는 사례를 들으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끊임없는 동기부여가 생겨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그 힘으로 ‘세례 23명’의 결실을 맺었다.
성도 수가 늘어 교회가 좁아져서 더 큰 곳으로 가야할 때도 고 목사는 ‘동참’을 요구하기보단 ‘솔선수범’을 택했다. 사택과 시골 집을 판 돈으로 교회 이전을 무사히 완료했고, 사택은 이전한 교회 한쪽에 마련했다. 그러자 성도들은 “월세라도 자발적으로 부담하자”며 나서고 있다.
◈조언=“인정할 건 인정하자.” 고주채 목사는 어려움을 어려움으로만 보지 말고, 그 속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말한다. 교회가 작아 ‘숨어서 신앙생활하기’ 어렵다는 것도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들의 필요를 채워줄 큰 교회들이 주변에 많기 때문에, 작더라도 특징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특별해도 곤란하다.”
▲충민교회 부흥의 ‘주역’인 셀리더들이다. 고 목사는 이들이 더 많은 ‘고기’들을 데려올 것을 믿고 설교 준비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그는 “지난달 박재열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 강사로 오셨는데, 목사님의 설교에서 유머와 설득력, 감동이 조화를 이루는 것을 보고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 목사는 ‘작은교회’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목회자가 애경사를 가장 먼저 챙기고, 성도들과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려 애쓴다. 지금은 성도 수가 많아 못하지만 일일이 안수기도도 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주일 낮예배 후 다함께 식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셀원들의 경우 “불신자와 한 달 안에 친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개월을 나오다 옆 교회로 가는 사람도 있었지만, 기분좋게 보내주라”고도 했다. 이유는 “입소문은 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디테일한 조언도 나왔다. “아이들의 경우 청년들이 변장해서 함께 놀아주기만 해도 전도가 되는데, 산타나 배트맨 복장은 싫어하고 스파이더맨에는 ‘열광’했다”고 한다. 또 “센스있는 사람들이 주일 낮예배에 안내를 맡아야 한다”며 “너무 반기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끌어당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람에 맞춰 잘 해야 한다”고 했다.
고 목사는 요즘 1백명에서 3백명 교회들의 부흥사례를 찾고 있다. 나빠진 건강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사역이 전환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주일 낮예배를 좀더 불신자 중심의 ‘열린예배’ 형식으로 드리고, 설교를 그들에 맞는 ‘이야기’ 형태로 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재정’과 ‘사람’이 부족한 형편이라 쉽지만은 않다. “이제 전문인력들이 조금씩 필요해진다. 몇 가지라도 제대로 해 보고 싶은데….”
믿음과 전략으로 2000년 이후 부흥 성장한 개척교회들의 다양한 사례를 찾습니다. 이메일(dwlee@chtoday.co.kr)이나 전화(02-598-4564), 본지 자유게시판, 댓글 등으로 제보 바랍니다. 본 시리즈는 한국작은교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박재열 목사)와 함께합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